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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꽃보다 엄마

by 진부령편지 2021.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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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시리즈, 무한도전, 러닝맨, 남자의 자격 예능방송 작가 김정미의 여행 에세이 

'꽃보다 엄마'는 예능방송 작가로 활동하는 김정미 작가가 환갑을 맞이한 엄마와 여행하는 이야기를 쓴 책이다.

 어머니와는 여행하지 못한 아쉬움, 엄마의 폐암수술로 인한 미안함과 놀람, 환갑 기념 등 다양한 여행의 이유들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제주도에서 평생을 살아 온 엄마에 대한 추억들도 기록이 되어있고, 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엄마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김정미 작가의 단상들도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엄마와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엄마를 내가 다니는 직장의 상사처럼 생각하는게 좋습니다. 계약을 성사시켜야 하는 거래처 직원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겠죠? 단 한 번도 자식에게 '갑'이 되어본 적 없는 엄마를 딱 한 번만 '갑'으로 모셔보는 거예요."

맞다. 엄마는 진정한 갑이 되어본 적이 없다.

엄마와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나도 요즘 '이러다가 엄마 돌아가시고 후회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관절이 좋지 않아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겨워진 엄마

오랜 당뇨로 골다공증이 심해진 엄마

눈도 점점 어두워지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 엄마

여전히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엄마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자식이 더 귀해서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는 엄마

가끔 엄마와 여행을 떠난 이들의 책을 읽으며 '나도 해봐야지'하고 다짐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십수년째다.

 

여행을 떠난 엄마들은 창의적이고 독립적이며 평소에 보기 힘든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준다.

'엄마, 내친김에 남미까지'를 쓴 태원준 작가의 책을 보면 여행을 떠난 엄마가 그렇게 용감할 수 없다.

심지어 이 엄마는 글도 참 잘 쓰신다.

반면 '꽃보다 엄마'에 나오는 김정미 작가의 어머니는 곱고 귀여움이 묻어난다.

한달 전 친정에 들렀을 때  나는 엄마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도움이 필요해지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의 어린시절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우리의 엄마들은 우리에게 을이었지만  강인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왔고, 억척같이 자녀들을 사랑했다.

엄마가 보고싶은 날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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